안녕, 필름2.0

2009/07/17 14:36


벌써 영화 전문 잡지인 <필름2.0>이 발행 중지된 지 7개월이 지났다. 매주 1,000원짜리 한 장으로 나의 영화 지식과 감성을 간지럽히던 잡지를 보지 못한 것도 그만큼 지났다. 대신 간간히 2,000원짜리 <무비위크>나 3,000원짜리 <씨네21>을 통해 영화 이야기들을 접하지만, 두 잡지 모두 <필름2.0>만큼 나를 간지럽게 해주지 못한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매주 <필름2.0> 홈페이지에 접속해보지만 역시 돌아오는 것은 서버를 찾을 수 없다는 응답뿐이다. 아무리 내가 소리를 쳐도 그 소리는 어디론가 흡수되어 메아리로 돌아오지 않는다.

1,000원에서 2,000원이나 3,000원으로 올라도 좋으니 <필름2.0>이 어서 정상화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나만 한 것이 아니었고, 게시판에 올라오는 스팸 및 홍보글들에 눈을 찌푸리는 일도 나만 한 것이 아니었고, 이런 지경까지 오는동안 그 이면의 모습들에 관심을 가지지 못한 것을 후회하는 일도 나만 한 것이 아니었다. 그래도 <필름2.0>은 돌아오지 못했다.

<필름2.0>의 발행 중단 3개월 후, 영화 잡지인 <프리미어>도 갑작스럽게 발행 중단 선언을 해버렸다. <필름2.0>처럼 생산이 어려워져서 중단을 한 게 아니라 아쉬움보다는 약간의 분노감이 들었다.

이제 영화와 관련된 잡지라고는 주간지인 <씨네21>, <무비위크>, 그리고 월간지인 <스크린>, 이렇게 3가지 뿐이다. 3천원, 2천원, 6천원이라는 가격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들이 <필름2.0>과는 다른 길을 걸을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 <씨네21>의 경우 올 초부터 인쇄 사이즈를 축소하였고, <무비위크>는 한껏 더 엔터테인먼트 요소들을 추가하기 시작했다.

지금이라도 남아있는 것들을 지켜내자니 자꾸만 손이 가지 않고, 옛것을 그리워하자니 그들은 너무 먼길을 가버려 돌아오지 않는다. 안녕, <필름2.0>. 당신이 가버린만큼, 언젠가는 당신의 자리를 채울 다른 영화 잡지가 생겨날 거라고 믿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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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 플라이트(A Happy Flight, 2008)

2009/07/16 11:42

# <워터보이즈>, <스윙걸즈>에 이어 야구치 시노부 감독의 경쾌발랄한 영화입니다.

 

# 마치 영화가 아야세 하루카를 중심으로 돌아가는 듯이 홍보가 되고 있지만, 세상 모든 일이 그렇듯, 주인공은 출연진 모두입니다. 뭐, 아야세 하루카가 돋보이는 건 사실이지만요.

 

# 비행기, 관제탑, 정비장, 플로어 모두 세트가 아닌 실제 공간에서 촬영한 덕분에 다른 영화들의 비행기 모습보다 더 멋있습니다. 특히나 ANA 항공에서 보잉 747 항공기 1대를 보름동안 무상으로 대여를 해줄 정도로 지원해줬다고 합니다¹. 우리 나라에서 이 정도의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영화는 언제쯤 나올까요.

 

# 이 영화의 매력은 아무래도, 우리가 쉽게 접할 수 없는 공항의 모습을 현실 그대로 보여준다는 점이겠네요. 비행기 한 대를 출발시키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열심히 일하고 있는지, 이 영화를 통해 확실히 느낄 수 있습니다.

 

# 영화 <트랜스포머:패자의 습격>과 <해리포터와 혼혈 왕자>라는 두 마리의 스크린 괴물 사이에서 상영 스크린을 많이 잡지는 못했지만, 부디 이 영화도 회항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¹ 맥스무비 뉴스 기사(http://www.maxmovie.com/movie_info/sha_news_view.asp?newsType=&page=&contain=&keyword=&mi_id=MI0084824830)

환상의커플(Overboard, 1987)

2009/07/13 10:53

# 3년 전에 우리 나라에서는 같은 이름의 드라마가 리메이크되어 방영되기도 했지요. 주인공 딘 프로핏의 역을 맡은 커트 러셀.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B급 영화 <데스 프루프>를 통해 처음 알게 되었는데, 그의 젊을 적의 모습을 보니 참으로 느낌이 새롭네요.

 

# 줄거리는 드라마의 내용과 비슷합니다. 물론 대부분의 설정은 두 작품이 서로 다릅니다. 그리고 우리 나라에서 리메이크된 드라마보다 현실성이 조금은 떨어진다는 느낌입니다. 146분의 상영시간의 원작을 16부작으로 늘려서 방영한 덕분에 더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었기 때문에 그렇게 느끼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 드라마에서의 나상실은 어수룩하고 귀여운 느낌인 반면에, 영화에서의 애니는 억척스럽고 강한 느낌입니다. 확실히 두 캐릭터 모두 사랑스러운 이미지임이 확실합니다. 그리고 남자 주인공인 장철수와 딘 프로핏 모두 강하면서도 능글맞은 캐릭터로 나오고요. 오지호와 커트 레셀, 한예슬과 골디 혼의 느낌을 비교해보면서 감상할 수 있는 것도 매력 중 하나입니다.

 

# 조안나의 남편인 그랜트는 너무 돈밖에 모르는, 조금은 악랄한 캐릭터로 나왔네요. 그리고 드라마의 공실장과 같은 빛나는 조연도 딱히 없는 편이고요.

 

# 상영시간이 전작인 <트랜스포머>보다 10여분 길어진 149분입니다. 영화를 놓치지 않기 위해 화장실은 미리미리 다녀오세요.

 

# 샘 윗위키의 캐릭터는 이상하게 <터미네이터:라이즈 오브 더 머신>의 존 코너와 어렴풋이 오버랩되네요. 로봇들에 맞서지만 결국 로봇이 알아서 다 해주고, 인간은 결국 그저 거들어줄 뿐.

 

# 그동안 언론을 통해 이야기되던 외계 로봇들보다 더 주목해야 하는 건, 샘의 부모님과 '섹터 7'의 시몬스 요원. 그들의 활약도 전작에 비해 비중이 높아졌습니다. 정말이에요.

 

# 부제인 '패자의 역습(Revenge Of The Fallen)'은 두 가지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전작에서 '오토봇' 군단에 패한 '디셉티콘'의 역습이기도 하지만, 프라임 중 하나인 '폴른'이라는 캐릭터의 역습이기도 합니다. 누가 번역했는지 모르겠지만, 센스에 한표 던집니다.

 

# 전작의 엔딩곡 3연타, Linkin Park의 What I've Done, Disturbed의 This Moment, The Smashing Pumpkin의 Doomsday Clock보다 이번의 엔딩곡들은 조금 임팩트가 부족했어요. 상영관을 나오면서 가장 아쉬웠던 부분입니다요.

 

 

이번 감상 후기는 [SCENE-N-MIND]라는 블로그를 작성하는 나특한님의 스타일을 따라해봤습니다. 특형, 죄송해요ㅠㅠ

이미 뉴스에서도 인터넷에서도 많이 떠들어대서 이제는 지겹지만, 아직까지 소식을 접하지 못하신 분들을 위해 이 소식을 나름 정리해서 올리게 되었습니다.

 

멀티플렉스 체인 극장 중 하나인 '메가박스'에서 지난 2009년 6월 19일자 언론보도를 통해 2009년 6월 26일 결제분부터 영화 관람료를 인상한다고 밝혔습니다. 서울, 수원, 대구 지역 메가박스의 이번 요금 인상은 아래와 같습니다.

1) 조조 시간대의 요금을 주중/주말에 관계없이 4,000원에서 5,000원으로 1,000원 인상

2) 주중 성인 요금을 7,000원에서 8,000원, 주말(금요일 오전11시 ~ 일요일 영업 마감시간) 성인 요금을 8,000원에서 9,000원으로 각각 1,000원 인상

3) 청소년 요금을 6,500원에서 7,000원으로 500원 인상.

4) 만4세~만12세의 아동을 위한 6,000원짜리 아동 요금 신설.

 

이를 시작으로 지난 6월 25일에는 씨너스에서, 6월 29일에는 롯데시네마에서 요금 인상안을 발표하고, 7월 1일자 결제분부터(롯데시네마의 일부 상영관은 7월 5일과 11일자 결제분부터) 요금 인상안을 반영하겠다고 하였습니다. 필자가 글을 작성하고 있는 7월 1일까지 국내 1위 업체인 CJ-CGV와 같은 계열사인 프리머스에서는 요금 인상안을 발표하지 않은 상황입니다.

참고 1) 씨너스 홈페이지의 요금 인상안 발표 공지글

참고 2) 롯데시네마 홈페이지의 요금 인상안 발표 공지글

 

이로써, 2008년 초 CJ-CGV의 서울 및 경기 지역의 영화 관람료가 기습적으로 인상된 이후 롯데시네마 및 씨너스, 프리머스, 메가박스의 영화 관람료가 인상되었으며, 약 1년 반만에 또다시 영화 관람료가 500원~1,000원씩 인상이 되었습니다. 지난 2007년 말부터 영화계에서 '영화 관람료를 성인 기준 1만원 선으로' 조정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쳤고, 그 주장에 영향을 받아 결국 성인의 영화 관람료가 9,000원까지 오르게 된 셈이죠. 어쩌면 '잃어버린 10년'이라는 말은 정치계 뿐 아니라 영화계에서도 해당되는 말이 아닌가 모르겠군요.

 

요금 인상안과 함께 꽤 재미있는 기사가 하나 나왔습니다. 각 멀티플렉스 상영관의 요금 인상안 발표와 함께 요금 인상을 아직 발표하지 않은 CJ-CGV의 주가가 상승했다는 기사였습니다. 영화 관람료 인상 바람이 투자자들의 입장에서는 어쩌면 좋은 소식이었나 봅니다. 하지만, 그와는 반대로 소비자들은 이같은 요금 인상이 담합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사실 이번 요금 인상 바람에서 가장 눈여겨볼 점은, 업계 1위인 CGV가 아닌 메가박스에서 요금 인상을 먼저 시작, 다른 멀티플렉스 상영 업체가 그 이후로 올렸고, 아직은 오르지 않았지만 가장 마지막으로 1위 업체가 오른다는 사실입니다. 게다가 공교롭게도 요금 인상 시기가 2007년 국내 상영 외화 중 역대 1위를 차지했던 영화 <트랜스포머>의 후속작인 <트랜스포머:패자의 역습>의 개봉 시기와 맞물려 있는 것이, 영화 수요를 빌미로 한 철 장사를 제대로 해먹겠다는 속셈으로 보이기도 합니다.

 

과연 이번 요금이 영화 제작자, 영화 상영업자, 영화 소비자들에게 각각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모르겠지만, 수요의 법칙에 따라 요금을 인상하는 상영업계가 비수기가 다가오면 매출이 어떻게 될지가 가장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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